미국대학은 주로 학기가 5월 중순에 끝나고 8월 말에 새학기가 시작된다. 한국이 새학기가 3월에 시작되고 12월에 끝나는 것과는 매우 다른 시스템. 박사자격시험을 끝마치고 학교일도 끝나고, 드디어 지루한 방학이 시작되었다. 캠퍼스타운은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사람이 절반 이상으로 줄어드는 느낌이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논문쓰기에 다시 박차를 가하리라는 나의 다짐은 하루에 반 장이라도 쓰는 것을 목표로 아주 소박해졌다. 다음학기는 한국에서 마무리지을 계획이라 사실 방학이 되자마자 한국에 돌아가도 됐으나 지도교수의 피드백을 미국에 있을 때 최대한 받고 싶기도 하고 남편이 휴가를 7월이나 되야 쓸 수 있어서 난 7월 중순까지 여기에 머무르기로 했다. 룸메이트는 박사를 졸업하고 위스콘신으로 포닥을 하러 6월 1일에 이사를 간다. 3마리의 고양이와 한 마리 강아지의 주인이이었던 룸메이트가 이사를 가면 집이 텅 비어버리겠지. 그리스 룸메이트가 있긴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집에 들어올까 말까해서.. 그 큰 집에 나 혼자 한 달정도를 살아야 한다. 난 블랙스버그의 여름이 너무나도 싫었다. 코로나 첫 해였던 2020년. 방학 때 블랙스버그에 있으면서 우울증과 공황장애 문턱까지 갔었기 때문이다. 나는 지루함을 참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가만히 있으면 사람소리보다 새소리, 바람소리가 더 많이 나는 이곳의 지루함을 나는 정말이지 견딜 수가 없었다. 한달 뿐이지만 나는 조금의 지루함과 외로움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이것저것 계획을 세웠다. 우선, 어제 헬스장을 등록했다. 남편과 처음 살기 시작한 아파트 앞에 있는 큰 헬스장인데 헬스 뿐만 아니라 그룹레슨도 한다. 오늘은 필라테스를 등록해서 수업을 들어가봤는데 중년 여성분들만 있어서 만만하게 봤다가 복근 터질뻔... 혼자 달리는 조깅도 좋지만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무언가가 채워지는 기분이 든다. 간간히 회원들이랑 스몰톡도 하고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조바심을 내지 않기로 했다. 내 지도교수는 방학이 되자마자 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