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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버그 일상: 벌써 11월.

오늘 갑자기 영하 10도로 온도가 뚝 떨어졌다. 다행히 새로 이사온 집은 난방을 키면 금방 따뜻해져서 집 안에서는 반팔로 돌아다닌다. 지금 오피스 아워이지만.. 할일이 없어 슬슬 졸음이 오는 관계로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써본다. 벌써 11월의 절반이 지나가려고 하고 있다. 가을학기도 3주밖에 남지 않았다. 박사과정으로는 첫 학기였던 이번학기라 많이 걱정했었는데 생각보다 할만했다. 하지만 공부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계속 느끼는 중이다. 특히 통계지식과 통계 프로그램 스킬을 빨리 쌓아야하는데 내 의지만큼 머리가 안따라줘서 약간의 조급함도 느낀다. 뭐 그래도 하다보면 언젠간 이해하고 실력도 늘겠지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못 알아듣는 내용이 있어도 흐린눈으로 보고 넘겨버린다...ㅋㅋ 이 때만해도 10월이였네.. 낙엽 떨어진다고 사진찍었었는데 지금은 나무가 앙상하다.  10월중순에 사과따기하러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사과농장에 갔다. 한국에 있었으면 관심도 없었을 사과따기인데.. 여기선 할게 없다보니 별걸 다하게 됨..  Doe Creek Farm 이라는 작은 가족농장. 내년에도 가게되지 않을까?    로아노크 가는 길에 발견한 라멘 맛집.  남편이 할로윈파티에 초대받아서 할로윈 코스튬 구경할 겸 들어가본 할로윈 샵.  이것도 다 파는거임. 350불.. 집앞에 저런거 세워져 있으면 애기들 기절하지 않을까..  11월 초였나 10월 말이었나.. 주말에 공부하러 캠퍼스 가는 길에 찍은 예쁜 단풍. 날씨도 따뜻해서 올해 처음으로 돗자리 깔고 드릴필드에 앉아보았다. 정신없는 대학원 생활에 잠깐의 여유. 다음주 일요일에는 땡스기빙을 맞이해서 뉴욕으로 놀러간다. 놀러가기 전에 빨리 하는 일을 몰아서 다 해놔야지.

연필심

초등학교 2학년, 수업 시간에 옆 자리 짝꿍이었던 남자애가 연필로 내 허벅지를 깊게 찔렀던 적이 있다. 소위 말해 담담한 성격이었던 나는 아프다는 소리 한 번 내지 않고 손을 들어 담임 선생님께 옆 자리 짝꿍이 연필로 날 찔렀다고 얘기했다. 그 때 담임 선생님은 대수롭지 않게 앞으로는 그러지 말라고 타이르며 그 짝꿍이 날 좋아하나보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래서 정말 대수롭지 않은 일인 줄 알았다. 좋아하면 괴롭혀도 되는건가보다 했다. 허벅지에 박혔던 연필심은 깊게 박혀 점처럼 남아있다가 몇 년 후 내 방 책상의자에 앉아 혼자 컴퍼스 심으로 연필심을 빼냈다. 연필심을 빼내면서 그 나이의 나로서는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요동쳤다. 그의 비보를 보고 난 갑자기 내 허벅지에 박혀있던 연필심이 떠올랐다. 날 연필심으로 찔렀던 얼굴도 기억이 안 나는 그 남자애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그 때의 일을 기억이나 할까. 왜 나를 찔렀냐고 묻고 싶다. 그리고 그녀에게 쏘아댄 연필보다 더 날카로웠을 말들. 대수롭지 않게 댓글을 썼을 그들에게도 묻고 싶다. 왜 그랬냐고. 누가 당신들에게 그를 상처입혀도 된다했냐고.

버지니아 센터빌 맛집 추천 : Sō (소) Korean Barbeque

이번 주 금요일은 가을 방학이었다. 방학이라고해봤자 금요일 딱 하루 쉬는 날인데 대학원생들에게는 이 하루의 시간도 너무나 소중한 것.. 차로 4시간 거리에 있는 노던 버지니아로 출발했다. 장도 보고 미용실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을 겸 가는 것인데 사실 블랙스버그를 하루라도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이 제일 큼..ㅎㅎ 목요일 오피스아워가 끝나는 2시에 맞춰 출발했다. 먼저 한인 미용실에 가서 남편과 나 둘다 머리를 다듬고 바로 So라는 한국식 바베큐 집으로 향했다. 평이 하도 좋아서 손님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우리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 결국 30분 넘게 웨이티을 하고 나서야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소 바베큐 링크 기다리면서 메뉴보기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우린 All you can eat즉 무한리필 옵션 B를 주문했다. 밑반찬이랑 양념들이 미리 세팅되어있다. 맨처음으로 시킨 차돌박이 곱창,대대창,매운 오징어랑 쭈꾸미 직원들이 일일이 다 구워주셔서 편했다. 곱창, 대창 맛도 꽤 괜찮았음. 얼마만의 소곱창인지.. 매운 오징어랑 쭈꾸미.우리 입맛에는 전혀 맵지 않았다.ㅎㅎ 마지막 판으로 시킨 대패삼겹살. 팁, 세금 다 포함해서 70불대 정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랑 남편 둘다 많이 먹는 편이 아니라 무한리필집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이곳은 그래도 나름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손님이 너무 많아서 정말 시끄럽다는 거.. 조용한 분위기에서 저녁을 먹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비추천. 하지만 난 다음에 센터빌 올 일이 있으면 한번 더 찾아갈 것 같다.

포시마크(Poshmark)에서 안야 힌드마치 (Anya Hindmarch) 콜라보 바버자켓(Barbour jacekt) 구매.

1년을 살까말까 고민했던 바버자켓. 그 동안 사지 않고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가격 때문이었던 것 같다. 사실 바버자켓, 특히 바버왁스자켓은 호불호가 심하게 나뉜다. 자켓에 묻어있는 왁스 때문에 먼지가 많이 붙기도 하고 무겁기도 해서 싫어하는 사람이 있고 오히려 그것 때문에 옷이 튼튼하고 오랫동안 유행타지 않고 입을 수 있다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한번쯤 실물로 보고 입어보고 결정했으면 좋겠는데 블랙스버그는 워낙 시골(..)이라 바버를 파는 매장이 없다. 그래서 계속 고민만 하던 중 poshmark 라는 미국의 중고거래 사이트를 알게 되었다. 이곳에서 계속 기웃기웃대던 중에 정말 맘에드는 바버자켓을 찾았다. 거의 10년 전 쯤에 영국 브랜드인 안야 힌드마치랑 바버가 콜라보 한 왁스자켓이었는데 디자인도 예쁘고 실용성도 좋아보였다. 그런데 10년 정도 된 자켓이라는 것고 판매자가 200달러에 내놓아서 가격이 그렇게 저렴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좋아요 표시만 해놓고 고민하고 있던 와중에 판매자가 24시간 안에 구매 결정을 하면 130달러에 팔겠다는 프라이빗 딜을 보내왔다. (참 특이하고 맘에드는 시스템) 그래서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결재. 중고라는 것, 개인이 판매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 상태가 안좋으면 어떡하지 했는데 정말정말 최상의 상태로 배송이 왔다. 옷걸이, 포장도 뜯지 않은 바버 뱃지, 바버 에코백에 보관 커버까지.. 완적 만족스러운 구매였음. 진심 새상품 같음.. 안감의 저 사진프린팅이 정말 맘에 듬. 포켓 안 쪽에 탈부착이 가능한 동전지갑도 있다. 난 여기 선글라스를 넣고 다닌다. Poshmark에서 첫 구매를 하면 무료배송이다. 다음 구매부터는 약 6달러의 배송비를 내야하는 걸로 알고있는데 그래도 자주 이용할 듯?. 바버 자켓은 장만했으니 이제 내피랑 탈부착 후드를 득템하러 자주 찾아봐야겠다. 이번 초겨울까지 아주 교복처럼 입어주마.

블랙스버그 일상: 박사과정 첫 학기 시작.

지금 오피스 시간이긴 한데.. 특별히 할 일도 없고 공부도 집중이 안되서 끄적여본다. 벌써 개강 2주차가 지나간다. 이번 학기부터 GA로 업무를 시작하게 되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내가 맡은 업무는 lab에 통계 관련 질문을 하러오는 학생들의 질문을 받는 것, 한달에 한번 통계 관련 워크샵을 진행하는 것, 교수 수업 보조 및 시험이나 과제 채점 등이 있다. 업무 강도는 세지 않고 미국 대학원 자체가 학생들에게 과중한 업무를 요구하는 건 아니여서 대부분의 한국 대학원보다는 대우가 좋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버지니아텍은 GA,TA 급여를 2주에 한 번씩 지급한다. GA의 경우 세금을 제외하고 약 770달러의 돈이 입금되고 TA의 경우는 100달러 정도 더 받는 것 같다. 남편이 TA인데 880정도 받는다고 했던 것 같음. 그런데 이걸 다 받는게 아니라 매번 보험금을 떼어가서.. 항상 받았다 뺏기는 느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남편 혼자 돈을 벌었던 때와 지금과 돈 씀씀이가 좀 달라졌는데 제일 큰 변화는 식재료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커피값을 아끼지 않기. (학기 중 유일한 취미..커피 마시기..) 이것 말고는 사실 딱히 돈을 쓸데도 없어서 남편과 나는 학기 중에 모은 돈을 전부 뉴욕 여행을 가서 탕진해버리기로 했다ㅎㅎ 땡스기빙데이 휴일에 뉴욕에 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다. 아, 그리고 이번 학기부터 도서관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한국어 회화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에 지원했다. 과연 학생들이 얼마나 지원할지 모르겠지만 한 명이라도 성실히 와주었으면..

블랙스버그 일상: 미국 신혼집 소개.

7월 초에 투 베드룸 아파트로 이사 갔다. 이 아파트는 1968년도에 지어진 오래된 건물이다. 원래는 콘도로 사용했었는데 아파트로 용도 변경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구조가 일반적인 아파트랑은 좀 다르다. 그래도 오래된 아파트만의 매력과 합리적인 가격 등..전체적으로 맘에 드는 곳이다. 거실. 저 이케아 쇼파는 남편 지도교수님이 선물로 주셨다.  이 곳은 식탁자리. 그 뒤로 부엌이 있다.  벽이 허전해 보이길래 학교에서 찍은 웨딩사진을 붙여봄. 최근에 구매한 티비와 티비스탠드. 저 티비 스탠드는 50불 정도에 구매했는데 조립하느라 넘 힘들었음. 오른 쪽 문은 현관문.. 화장실 문에 붙여논 펭귄 표지판ㅎㅎ 이 아파트는 방마다 천장형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다.  나와 남편이 같이 쓰는 서재. 이 곳에서는 주로 공부만 한다.  방마다 넓은 옷장이 있다.  침실. 예전 살던 아파트 침실보다 조금 넓다. 침대가 킹사이즈라서 넘 큼.. 여기도 옷장. 내 옷밖에 없다. 방마다 저렇게 냉/난방 기계가 설치되어 있음. 에어컨이 천장으로 나오니 금방 시원해진다.  예전 뉴욕 여행에서 데려온 빙봉. 이번 뉴욕 여행 갈 때는 뭘 데려올까. 이 곳은 주방이다. 주방이 좀 작은 느낌인데 적응되니 괜찮다. 저 코카콜라 장식물은 작년에 애틀란타 코카콜라박물관에서 산 것. 저 문을 열면 세탁기랑 건조기가 있다.  나름 최신형 오븐.  원래 콘도로 쓰여진 건물이라 현관문이 두 개이다. 주방에도 현관문이 있음..ㅎㅎ 이 문의 거의 안쓴다. 가끔 환기할 때 조금씩 열어둔다.  주방에도 에어콘이 있다.  집에 세탁기/건조기가 있는게 얼마나 삶의 질이 수직상승 되는지..  주방의 필수품. 인스턴트팟과 에어프라이어.  벌써 여기서 산 지 한달이 넘어간다. 아마 남편 졸업할 때까지는 이곳에서 살 듯하다. 나는 박사 졸업하려면 최소 4년

블랙스버그 일상: 나홀로 여름방학 보내기. 그리고 인스타그램 안하기.

  7월은 바쁘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했다. 새집으로 이사가느라 정신없기도 했는데 남편이 학회를 가느라 한달 동안 집을 떠나 있어서 혼자 지내야 했다. 난 여름방학 내내 강의를 해야되서 같이 따라가지 못했다. 다른데는 몰라도 보스톤은 가고 싶었는데 좀 아쉽.. 방학에서 혼자 보내는 블랙스버그는 뭐랄까 지겨운 천국에서 보내는 기분이었다. 정말 평화롭고 조용한데 할게 아무것도 없는..  혼자 여기서 유학생활을 하는 분들의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래도 혼자 알차게 이것저것 하면서 보냈다. 새집으로 이사가기 하루 전. 미국은 포장이사가 정말 비싸기 때문에 이렇게 다 알아서 짐을 싸야한다.  LOWE's 라는 곳에서 이사용 박스를 구매할 수 있다.  이 작은 집에 뭔 짐이 일케 많은지 트럭을 대여해서 짐을 옮겼다. 난 강의하느라 이삿짐 옮길 때 올 수 없어서 남편이 학부생 두명을 일일 고용했다. 혼자 점심 차려먹기 혼자 먹으니까 항상 한 접시나 한 팬으로 끝내는 것 같다. 설거지거리 만들기 귀찮아서 남편이 학회간 첫째 주. 혼자 보내는 밤이 좀 쓸쓸했다. 거의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 스타벅스 강의하면서 알게된 중국어 강사분을 집에 초대했더니 이렇게 식물 선물을 주셨다.  그리고 또 그 분 집에 초대받아서 저녁도 얻어먹었다.  중국인 강사분이 사는 동네에 있던 언덕.  밥해먹기 귀찮을 땐 종종 햄버거 사먹기. 내가 좋아하는 피쉬버거.  하늘 하나는 기가막히게 예쁘다. 한국어 가르치는 학생들이 숙제로 제출한 글. 조금씩 실력이 늘어나는 것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  남편이 프랑스 학회 갔다가 사온 선물들.  에펠탑이랑 토이스토리 참들. 엄마 아빠가 이사 기념으로 사주신 티비.  예전 집에선 프로젝터를 썼었는데 티비가 훨씬 좋다.  결혼을 하고 독립을 하게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