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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버그 일상: 한국어 강의 후기 및 이사 준비.

작년 겨울 한국어 강의를 맡게 되었다고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포스팅을 쓴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여름학기 1 강의가 끝나간다. 내가 맡은 한국어 강의는 원래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인캠퍼스 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여름방학이라 그런지 인캠퍼스 수업을 등록한 학생이 한 명도 없어 온라인만 진행하게 되었다. 온라인 수업이라도 아무데서나 강의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정해진 강의실에 강의 시간에 맞춰 들어가 한다. 내가 매일 출석하는 강의실은 Zoom 전용 강의실로 온라인 강의, 화상 회의 등에 최적화되어 있다. 강의실에 동영상 촬영 카메라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고 터치펜이 탑재된 컴퓨터가 있어서 자유롭게 필기를 하면서 강의를 진행할 수 있어서 좋다. 다만 넓은 빈강의실에 혼자 떠들게 되니 수업이 끝날 때마다 조금 머쓱하긴 하다..ㅎㅎ 

학생들은 매우 적극적이지는 않았지만 고맙게도 거의 매일 시간 맞춰 출석을 해주었고 강의 내용도 잘 따라주는 편이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온라인으로 만나다보니 친근하게 대화를 한다기 보단 나는 계속 강의만 하고 학생들은 수업에만 집중할수 밖에 없어서 그 점이 좀 아쉽긴 했다. 그래도 한국어를 하나도 모르던 학생들이 한글 자음 모음을 배우고 단어들을 발음하고 이제는 간단한 자기소개를 할 수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 내심 뿌듯함을 느낀다. 이런 느낌이 선생을 하는 보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주면 한국어 강의 1을 마치고 그 다음주부터 한국어 2를 시작한다. 고맙게도 지금 내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 중에 두 학생이 또 내 강의를 선택해주었다. 여름학기 2 강의도 무사히 끝마칠 수 있기를.. 

내일은 새 집으로 이사가는 날이다. 남편과 1년 반동안 살았던 아파트를 벗어나 조금 더 쾌적하고 넓고 조용한 곳으로 간다. 새로 이사가는 집에서의 생활이 매우 기대가 된다. 난 이사하는 날에 강의를 해야 해서 이삿짐 옮기는 일을 할 수 가 없기도 하고 아무래도 여자라 무거운 짐을 옮기는게 한계가 있어 남편이 남자 한국학부생 두명을 고용했다. 나도 강의 끝나자마자 바로 가서 도와야지. 이사가는 게 매우 신나긴 하지만 이사하고나서 일주일만에 남편이 프랑스 학회랑 노스캐롤라이나 워크샵을 참석해야 되서 3주 동안 혼자 지내야 한다. 이렇게 긴 시간을 혼자 지내야 한다니.. 강의라도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혼자 지내는 동안 밀린 공부나 빨리 해야지. 통계 공부를 한다고 해놓고 강의 땜에 한참 손을 놓고 있어서 걱정이다. 암튼 벌써 7월.. 2019년의 절반도 이렇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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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입술포진 났을 때 약 추천. abreva 그리고 Carmex

미국에 온지도 벌써 한달이 지났다. 환경, 음식이 바뀐 영향도 있겠지만 대학원을 다니면서 많은 공부량, 과제, 토론 등에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약 보름 전부터 입술이 간지럽기 시작하다가 결국 포진이 났다. 입술에 난 포진은 오른쪽 눈꺼풀에도 퍼지기 시작했는데 혹시 대상포진, 헤르페스가 아닌가 덜컥 겁이 났다. 그래서 저번주에 대학교에 있는 Health care center에 진료를 예약하고 검진을 받았다. 다행히 대상포진은 아니고 단순한 구순염에 눈꺼풀은 알러지같은 거라고 뜨거운 수건으로 찜질하고 푹 쉬라고 하셨다. 대학원생이 푹 쉬라는 건 불가능에 가깝지만 잠도 푹 자려고 노력했고 밥도 잘 챙겨먹으니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 완전히 나아진건 아니지만.. 덕분에 요즘에 화장도 못하고 렌즈도 못끼고 있다. 아무튼 눈가 포진에는 약을 바르지 않고 가벼운 찜질만 해주었더니 금방 차도가 보였지만 입술포진은 가만히 냅두니 잘 낫지 않았다. 그래서 미국 드럭스토어에서 몇가지 제품을 사서 발라보았는데 효과가 있어서 추천하려고 한다. 1.abreva 미국에서는 입술포진, 구순염을 cold sore, fever blister 라고 한다. 아무래도 감기에 걸리면 면역력이 떨어져서 입술에도 포진이 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진 것 같다. 다양한 구순염연고가 있었지만 그 중에 가장 유명하고 가장 비싸기도 한 abreva를 구매해보았다. 크기도 정말 작은데 가격이 22달러였다.미국은 처방전 없는 약은 대부분 이렇게 비싼 것 같았다. 아무튼 포진이 심하게 올라왔을 때 면봉으로 이 약을 조금 덜어서 입술과 입술 주변에 얇게 발라주었다. 바르자마자 따갑고 입술이 급격하게 건조해지는 기분이 든다. 하루에 3~5번 이상 발라주었던 것 같다.이 약은 입술에 오돌토돌하게 올라온 포진을 빠르게 잠재워주긴 하지만 입술과 그 주변 피부를 엄청 건조하게 만드는 단점이 있다. 이 약을 바르고 포진은 좀 아졌는데 그대신 입주변이 건조해져서 입꼬리 한쪽이 찢어지는 불상사가 나버렸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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