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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텍 박사과정 일기2: Working hour violation 으로 학교에서 쫓겨날 뻔 한 이야기.

바쁘지 않은 대학원생이 어디있겠냐마는...바쁨이 누적이되어 정신을 못차리는 지경까지 되는 와중에
학교에서 쫓겨날 뻔하여 일주일동안 패닉상태였던 경험을 좀 풀어보고자 한다.

사건은 약 보름 전에 발생하였다. 평소처럼 오피스아워에 출근해서 일하고 있는데 대학원행정실에서 메일이 왔다. 내가 GA로 일해야 될 시간을 초과해서 일하였고 추가 수당을 받고 있어 내 학생비자, GA position, 그리고 의료보험을 전부 중지시켰고 빠른 시일 안에 학교 뿐만이 아니라 미국을 떠나야 한다는 말도 안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처음에는 스팸인줄 알았으나 진짜로 학교에서 온 메일이라는 걸 알게된 순간 온몸이 차갑게 식으며 패닉에 빠졌다. '내가 뭘 잘못했나?, 난 추가로 일한 적이 없는데?, 설마 얼마전에 중고거래한게 기록에 잡힌건가? (중고 거래는 전혀 상관없다ㅋㅋ 그렇게 따지면 국제학생 9할 이상이 추방다해야 될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정신이 없어서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음)'. 정신을 차리고 메일에 첨부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대학원 행정직원은 차갑게 내가 실제로 법을 위반했고 내가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도대체가 무슨 일인지 상황 파악이 안되어 다시 물어보니 내가 정해진 수당보다 더 많이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 순간 번뜩 학기 초에 language department 에서 준 계약서에 사인을 한 일이 생각이 났다.

작년에 난 여름학기에 한국어 강의를 진행하였고 그 강의를 열어준 학과에서 올해에도 또 여름학기에 강의를 해줄 수 있는지 물어봤다. 난 흔쾌히 수락을 했다. 한국어 강의를 하는동안 즐거웠기도 했고 시간 대비 받는 돈도 넉넉했기 때문에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문제는 그 학과에서 내가 여름방학에 강의를 하려면 봄학기에 강의 준비를 해야할테니 약간의 '지원금'으로 700달러를 주겠다고 메일이 왔다. 난 이미 작년에 강의 준비에 필요한 트레이닝을 다 받았고 강의자료도 다 만들어놓은 상태라 추가로 일을 할 필요는 없었다. 나도 그렇고 그 학과 행정직원들도 이걸 심각하게 생각 안하고 보너스처럼 생각을 했었던 게 문제였다. 700불은 내가 2주에 한번씩 받는 급여에서 100불정도 나누어서 입금이 되고 있었고 대학원 행정실에서 내 기록을 보고 그냥 난 법을 위반한거니 앞뒤사정 물어보지도 않고 날 쫓아낼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너무 어이가 없어 나에게 계약서를 준 language 학부 행정직원에게 바로 전화를 했고 그 직원이 대학원 행정직원과 이야기를 하고나서야 내 'status' 를 원상복귀시켜주었다. 내가 전화로 따질 때는 절대 복구 못할 것 처럼 이야기하더니..그리고 그 누구도 나에게 사과를 하지 않았다. 도대체가 이 학교의 시스템이 이해가 가지 않는 순간이였다. 내가 다른 학교에서 돈을 받는 것도 아니고 같은 학교에서 받는건데 두군데서 돈을 못받는거면 애초에 시스템으로 막아버리면 되는거 아닌가??

아무튼 이 일때문에 일주일동안 너무나도 스트레스를 받아버림.. 그리고 외국인으로서 외국에 사는 게 얼마나 파리목숨과도 같은 일인지 깨닫는 순간이였다. 내 잘못이 아니더라도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만으로 난 한순간에 이 나라에서 추방당할 뻔한 것이다.

결론을 짓자면..미국에서 GA, TA로 일하는 (미국 국적이 아닌) 대학원생들은 주어진 업무시간 즉, 일주일에 20시간 이상에 해당되는 급여 이상을 받으면 절대!!!!안된다는 것. 그리고 어느 학과던지 학교던지 지원금을 준다고 하면 꼭 두번 세번 이상 알아보고 대학원 immigration center 에 꼭꼭 물어보실 것. 절대 나와 같은 황당한 일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댓글

  1. 그런일이 있으셨군요 ㄷㄷ; 조심해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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